창작
미니 픽션 #1
소녀불충분
2015. 12. 27. 17:21
조마조마하게, 혹시나 들리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나는 또렷하고 크게 말했다. "45 빼기 27은 얼마죠?" "시...십..팔." 쇠약해진 어머니는, 치매가 오기 시작한 어머니는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휴, 하는 안도의 한숨이 절로 흘러나왔다. 나는 긴장으로 뻣뻣해진 눈을 지긋이 눌렀다. "네, 맞아요. 어머니, 그럼 왜 18이죠?" 어머니는 웅얼거렸다. "시..십팔." 머리가 싸해지는 기분이었다. "아뇨, 왜 그렇게 생각하셨나고요." "시...시..십팔..." 어머니는 같은 대답뿐이었다. 이윽고 어머니의 대답이 정답이 아닌 욕지거리였다는걸 깨달았을때는, 나 역시도 어머니와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